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증발된 범인, 11년째 증발되지 않은 피해자 [탐사보도 뉴스프리즘]

2022-04-23 35 Dailymotion

증발된 범인, 11년째 증발되지 않은 피해자 [탐사보도 뉴스프리즘]<br /><br />[오프닝: 이광빈 기자]<br /><br />시민의 눈높이에서 질문하고, 한국 사회에 화두를 던지며, 더 나은 내일을 만들어 가는 시작합니다.<br /><br />이번 주 이 주목한 이슈, 함께 보시죠.<br /><br />[영상구성]<br /><br />[이광빈 기자]<br /><br />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구제를 위한 민간조정위원회의 조정안이 최근 어렵사리 나왔습니다.<br /><br />그러나 옥시레키벤키저와 애경산업이 수용하지 않기로 하면서 11년을 이어온 피해자들의 고통과 막막함이 조금이라도 나아지지 않은 상황입니다.<br /><br />당시 갓난아기였던 승희와 엄마 뱃속에 있던 초희, 그저 평범하게 사는 것이 소원이라고 말하는 이들을 박상률 기자가 만나봤습니다.<br /><br />["평범해지고 싶어요"… 끝나지 않는 고통 / 박상률 기자]<br /><br />중학교 1학년 승희는 걸음걸이가 조금 불편합니다.<br /><br />14살의 나이지만 관절은 노인 수준이고, 오래 걷는 것도 쉽지 않습니다.<br /><br /> "여기서 학교까지 거리가 별로 안되는데도 집에서 학교까지 걸어가는데 되게 힘들고…엄마가 매일 차 태워주고 있는데 가끔 가습기살균제 시위하러 나갈 때가 있거든요. 그때마다 버스 타는데 버스를 타야지만 학교까지 무사히 갈 수가 있어서 (걸어서는 못 가고?) 걸어서는 못가요."<br /><br />친구들의 따돌림에 마음은 병들어갔습니다.<br /><br /> "흔히 말해서 왕따라고…제가 많이 체력이 약해서 운동하기도 너무 싫어하고 우울증도 걸리고 그랬으니까"<br /><br />스티커 꾸미기를 좋아하는 한 살 동생 초희도 오빠와 비슷합니다.<br /><br /> "다른 애들보다 많이 숨차고, 많이 힘들고…제가 마음이 움츠러들어요. 애들은 알아서 뛰는데 저 혼자만 느리고 뒤쳐지니까 "<br /><br />아이들은 10여년 전 가습기살균제에 노출됐습니다.<br /><br /> "승희는, 미토콘드리아는 정상적으로는 막이 굉장히 예뻐요. 근데 이게 망가진 형태, 테두리가 안 보이죠. 이것과 이것과 보면 테두리고 없죠. (승희는) 에너지를 만들 수 있는 힘이 없어, 그러니까 뛰려고 해도 힘이 안나는거죠."<br /><br />승희는 간과 비장도 이미 망가졌습니다.<br /><br /> "간이 만성 간염, 간경화가 진행된 것…(14살인데?) 그러니까요 (그런 경우가 흔히 있나요?) 드물죠. 술 마신 것도 아니고 B형, C형 간염에 노출된 적도 없고, 오로지 노출된 부분이 가습기살균제에 노출되고 난 다음 이렇게…"<br /><br />가해자는 기업들이지만 죄책감에 힘들어했던 엄마 경선 씨는 이날을 잊지 못합니다.<br /><br /> "(초희) 검사하려고 하는데 무섭고 그러니까 초희가 우니까 승희가 '괜찮아, 안 아픈거야' 이러면서 '나 많이 해봤어'"<br /><br />각종 약봉지는 서랍 전체를 통째로 채워버렸습니다.<br /><br /> "생리식염수 만드는 소금이에요. 이걸 타서 코 세척하거나 코피가 자주 나거든요. 거의 매일 토하거나 코피가 나거나 이래요, 승희가"<br /><br />'보상을 받는다 해도 우리 가족의, 그리고 나의 일상이 나아질 수 있을까'. 경선 씨는 지난 11년 동안 너무 지쳐버렸습니다.<br /><br /> "제가 이런 일이 없었다면 이렇게 살지 않았을 것 같아요. 제가 하고 싶은 공부 다하고 아이들도 잘 키우고 싶고 남편도 저렇게 일할 이유가 없는 사람인데, 하던 것 다 때려치우고…"<br /><br />아이들의 바람을 물었더니 평범해지는 것이라고 말합니다.<br /><br /> "(우리 가족이 이렇게 됐으면 좋겠다 싶은게 있을까) 평범하게…됐으면"<br /><br />공룡 같은 대기업들과 싸우며 일상에 지쳐가고 있는 경선 씨의 진짜 두려움은 이 괴로움이 언제 끝날지 모른다는 것이었습니다.<br /><br />[이광빈 기자]<br /><br />피해구제 조정안이 거부되면서 피해자들은 더 어려운 상황에 놓이게 됐습니다.<br /><br />보상금액을 줄여 합의하거나 각자도생으로 소송전을 벌여야 합니다.<br /><br />긴 시간 동안 고통을 감내해온 피해자들은 옥시와 애경의 조정안 거부에 반발하고 있는데, 대응 수단은 많지 않습니다.<br /><br />많은 시민의 동참을 호소하며 불매운동에 나섰습니다.<br /><br />한지이 기자가 취재했습니다.<br /><br />[11년 고통 물거품 위기…'조정안 거부'에 불매운동 / 한지이 기자]<br /><br />작년 10월 출범한 가습기 살균제 피해 구제 조정위원회는 5개월 간의 협의 끝에 피해자 유족에게 2억원에서 4억원을 지급하고, 최중증 피해자에게 연령에 따라 최대 5억원을 지원하는 내용의 최종 조정안을 내놨습니다.<br /><br />가해 기업 9곳이 7,000여 명의 피해자들에게 지급해야하는 돈은 최대 9,240억원.<br /><br />하지만 60%가 넘는 금액을 부담해야 할 옥시와 애경이 이를 수용하지 않으면서 조정안은 물거품이 될 위기에 처했습니다.<br /><br />옥시와 애경 측은 피해보상 총액과 각 기업이 분담해야 하는 비율, 조정안의 피해보상 기준 등이 부적절하다며 거부 이유를 밝혔습니다.<br /><br />이달 말을 끝으로 활동이 끝나는 조정위는 피해자 단체, 기업 대표들과 만나 활동 기한 연장을 논의했지만 옥시와 애경의 불참으로 일단 무산된 상황.<br /><br /> "저희에게 주어진 활동 기한, 4월 말까지는 최선을 다해서 다시 한 번 추가 협의가능성을 열어놓고 해보겠다고 말씀드렸습니다. 활동 연장이 요청된다면 저희가 좀 더 의지를 가지고 협의를 진행할 수 있지 않을까…"<br /><br />조정위는 옥시, 애경 측과 만나 추가 조정을 시도하고 있지만 상황이 녹록치 않다는 입장입니다.<br /><br />지난주부터 옥시·애경에 대한 불매운동에 돌입한 피해자들과 시민단체는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한편, 조정안이 무산되면 가습기살균제 피해 구제법을 개정해야한다고 강조했습니다.<br /><br /> "조정위원회가 끝까지 노력을 하고 불매운동으로 기업들을 압박하고 또한 구제법을 개정해서 조정안을 담아서 법으로 강제하는 그런 방법 이런 것들을 모두 다 동원해서 이번에 가습기살균제 피해 구제를 해결했으면 합니다."<br /><br />"가습기 살균제 피해 구제 조정위는 최종 조정안을 기반으로 영국 옥시 본사와 애경산업의 조정안 동의를 이..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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